본문 바로가기

리뷰

뉴닉이 뉴스를 전하는 방법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뉴스 홍수의 시대입니다. 중요한 뉴스가 뭔지, 정확한 정보를 담았는지 판단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뉴스 범람에서 오는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뉴미디어는 '뉴닉'입니다. '고슴이'라는 귀여운 고슴도치 캐릭터를 내세운 뉴닉이 기존 언론사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어요.

 

1. 뉴스, 네이버로 봐? 뉴닉은 '메일'로 본다


뉴닉은 메일로 뉴스를 전합니다. 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매일 오전 5~6시 뉴닉 뉴스가 도착합니다. 주말엔 쉬더군요. 한 주에 5번 메일을 보낸단 얘기죠. 물론 뉴닉도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다만 콘텐츠를 모아두는 아카이빙 공간에 가깝습니다. 뉴닉 가입자는 최근 24만명을 돌파했어요. 서비스 3년차 만에 거둔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기존 언론사들은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뉴스를 전하죠. 메일링을 활용하는 언론사도 있지만 부수적 수단에 그칩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네이버 뉴스 메인에 자사 뉴스를 걸기 위해 매달리고 있죠. 그만큼 네이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네이버에서 (뉴스) 봤어"란 말이 통용되는 것처럼 말이죠.

만약 뉴닉이 기존 언론사처럼 네이버에 매달렸다면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을 겁니다. 뉴스 공급을 위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수많은 제휴 언론사 중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메일링은 뉴닉에 뉴스 유통 주도권을 안겼습니다. 네이버의 간택(?)을 고대하는 기존 언론사들과 달리, 뉴닉은 메일링 전략으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했죠. '우리 콘텐츠를 본다면 메일링 가입할 거야'라는 자신감에 걸맞은 성과를 낸 거죠.

뉴닉이 택한 메일링은 한계점이 분명한 콘텐츠 유통 방식입니다. 독자 스스로 메일링 가입을 위해 자신의 이메일을 적어내는 것 자체가 상당한 진입장벽이죠. 가입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더라도 얼마나 열어볼지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입자가 메일을 확인하지 않거나 스팸 메일로 분류되는 불상사가 일어난 경우, 뉴닉 콘텐츠는 빛도 못 보고 사라집니다. 지금까지 뉴닉의 메일링은 '신의 한 수'였지만 앞으로도 그럴까요? 뉴닉 역시 기존 언론사처럼 유통 채널 다양화라는 과제에 직면할 겁니다.

 

 

뉴닉 NEWNEEK

밀레니얼을 위한 시사 뉴스레터

newneek.co

 

2. 이슈의 모든 것, 친절한 '총정리' 돋보이네


뉴닉은 양보다 '질'을 추구합니다. 한 메일에서 다루는 뉴스가 많아도 세 가지를 넘지 않아요. 어떤 날엔 한 주제에만 집중합니다. 주제 다양성 측면에선 신문 한 면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죠. 뉴닉은 선정 주제와 관련한 정보들을 종합적으로 전달합니다. 새로운 사실에 집중하는 기존 언론사 뉴스와 다른 뉴닉만의 차별점이죠.

10월 7일 정리한 '트로트의 (거의) 모든 것' 콘텐츠를 살펴보죠. 트로트 등장부터 역사 소개, 열풍 분석, 추천곡까지 담았습니다. 제목처럼 트로트의 대부분 정보를 파악할 수 있죠. 그동안 수많은 트로트 기사들이 쏟아졌지만 뉴닉만큼 다양한 정보를 담은 적은 없었습니다. 이처럼 뉴닉은 '총정리' 콘텐츠로 승부합니다. 이곳저곳에서 트로트 관련 정보와 콘텐츠를 검색해야 하는 불편을 없애주죠.


< ↓ -트로트의 (거의) 모든 것->

 

뉴닉 NEWNEEK

밀레니얼을 위한 시사 뉴스레터

newneek.co

뉴닉은 외부 콘텐츠와 연결되는 링크를 자주 활용합니다. 효과적인 총정리를 위한 방법이죠. 관련 기사, 영상 등 독자가 정보 소스로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보편적인 링크 삽입이 어떻게 차별점이 될 수 있냐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국내 뉴스 시장에선 경쟁력입니다. 왜냐고요? 네이버 뉴스에선 활용할 수 없어서죠. 네이버는 기사 본문에 링크는 넣는 걸 금지합니다. 어기면 벌점까지 받죠.

특정 주제에 집중하는 특성상 다루는 주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대중적인 주제들을 주로 다룹니다. 계속 이슈를 끌어온 주제들을 다루다 보니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도 있죠. 아직까진 뉴닉 스스로 이슈를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한 것 같아요. 언론의 주요 역할 중 하나인 의제설정 기능엔 물음표가 찍힙니다.

3. 대화하듯, 술술~ 딱딱한 신문체와 다르다

 

뉴닉 콘텐츠 역시 기사처럼 글을 중심으로 이뤄지죠. 딱딱한 신문체와 달리 대화하듯 내용을 풀어냅니다. 기사보단 블로그 게시물에 가까운 문체를 활용하죠. 유행어와 신조어를 넣어 쉽게 읽힙니다. 존댓말을 쓰는 것 역시 기존 기사와 다른 점입니다.

대화체와 존댓말이 무슨 차별점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널리 쓰이는 평범한 문체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언론사 기사에선 대화체와 존댓말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신문체를 고수하고 있죠. 20~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죠. 독자가 더 쉽게 기사를 읽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았단 뼈아픈 증거입니다.

혹시 눈치챘나요? 최선을 다해서 뉴닉 문체를 흉내 내봤습니다. 아무래도 평소 문체와 다르니 어색하게 느껴지더군요. 쉽게 읽히게 쓰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러 장점과 한계점이 분명한 뉴닉, 관성에 젖은 언론사들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