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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

네이버 '뉴스 유료화', 배경·영향은?

/출처=네이버 홈페이지.

네이버가 새로운 뉴스 서비스에 나섭니다. 언론사·뉴미디어들과 협업해 구독형 지식 콘텐츠를 만들어 기존 기사에서 벗어난 형태의 '돈 내고 보는 뉴스'를 만들겠단 목표인데요. 국내 최대 뉴스 플랫폼인 네이버 주도로 뉴스 유료화에 성공할지 여부를 두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입니다. 낯선 시도에 나선 네이버의 배경과 언론 시장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습니다.

 

'구독+유료 뉴스' 시도 나선 네이버

 

 

언론사 유료 콘텐츠 구독도 '네이버 가두리'에 들어가나 - 한국기자협회

"성공해도 문제, 실패해도 문제다." 네이버의 구독형 지식 콘텐츠 플랫폼에 참여하는 한 언론사 A 관계자의 말이다. 네이버가 조만간 구독형 지식 콘텐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인 가운데, 언론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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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준비 중인 구독형 유료화 모델의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와 극소수 언론사들이 콘텐츠 주제와 형식을 두고 협의 중인 사실만 보도됐죠. 지식 콘텐츠는 뉴스를 포괄하는 의미한 다양한 콘텐츠 형태를 추구하겠단 의미로 풀이됩니다. 네이버는 먼저 제한된 영역에서 성공 모델을 찾아 협업 언론사와 분야를 넓혀갈 계획입니다. 일반적인 시범 후 공개 서비스 절차를 밟는 거죠.

'구독'과 '유료'는 네이버의 구독 지식 콘텐츠를 구성하는 양대 축입니다. 독자가 구독 형태로 지식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죠. 구독+유료 방식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하는 콘텐츠 유통 전략입니다. 독자들의 콘텐츠 충성도와 만족감을 직접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서죠.

하지만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구독+유료 유통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네이버 뉴스가 구독 기능을 도입해 누적 구독자 2000만명을 돌파했으나, 독자들로부터 기사를 보는 대가를 받진 않습니다. 그동안 언론사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한 온라인 뉴스 유료화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공짜로 다양한 언론사들의 뉴스를 접할 수 있는 독자에게 돈을 지불할 유인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네이버는 독자들이 네이버 뉴스에서 구독을 통한 뉴스 소비에 적응한 만큼 유료화 역시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언론사들의 뉴스 유료화 시도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뉴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네이버이기에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탈기사' 뉴스 운영, 더 빨라질까?

 

구독 지식 콘텐츠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경우 뉴스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 운영의 중심축을 언론사 기사에서 구독형 지식 콘텐츠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동안 네이버 뉴스는 언론사 기사 중심으로 운영됐습니다. 네이버 뉴스가 독보적인 기사 제공 플랫폼으로 부상하자 정치 공방과 편집·공정성 논란이 끊이질 않았죠. 이로 인한 네이버의 피로감이 매우 컸던 게 사실입니다. 국회와 법원에 불러가고 정치인들의 항의 방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최근 들어 네이버는 기사 연관 서비스들의 운영을 중단하며 단순 유통 플랫폼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없앤 모바일 홈에 이어 연예·스포츠 기사에서 댓글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사용자들이 많이 본 기사 순위를 보여주는 랭킹 뉴스 서비스도 대폭 축소했죠. 언론사별 뉴스 구독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중립적인 유통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출처=네이버 다이어리.

만약 구독 지식 콘텐츠에서 사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경우 네이버의 '탈기사' 행보가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당장 서비스 규모를 대폭 줄이진 않겠지만, 네이버 뉴스에 투입하는 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거죠. 이미 네이버는 기사 배열과 추천 작업을 상당 부분 인공지능(AI)에 맡겼습니다. 구독 지식 콘텐츠가 네이버의 해묵은 피로감을 떨쳐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론사 '네이버 종속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 조인트 벤처 13개사, 작년 모두 당기순익 흑자 - 한국기자협회

네이버와 언론사 등이 합작한 조인트벤처 13개사가 지난해 모두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으로서 안착은 고무적이지만 회사별 성장 격차는 더욱 벌어진 모양새다.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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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지식 콘텐츠로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네이버의 지배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언론사들이 실패한 뉴스 유료화 모델을 네이버에서 제시할 경우, 대다수 언론사는 구독형 지식 콘텐츠에 뛰어들 수밖에 없어서죠. 네이버와 언론사가 조인트벤처로 협업한 '주제판'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언론사들은 네이버와 손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나설 겁니다. 네이버가 제공하는 금전적 기술적 지원은 매력적인 유인책입니다. 네이버를 떠나 자체 구독 및 뉴스 유료화에 나서려는 언론사가 아니라면 네이버의 대규모 사용자 기반에서 수익화가 가능한 기회를 무조건 잡아야죠.

네이버의 구독 지식 콘텐츠는 분명 뉴스 시장에 새로운 기회입니다. 판에 박힌 글 기사가 아닌 새로운 정보 콘텐츠를 원하는 독자들이 상당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더욱 매달릴 경우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발생한 어뷰징, 속보 남발 경쟁은 언론사가 자초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플랫폼 특성에서 기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구독 지식 콘텐츠에서도 공정성, 선정성, 편향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 운영 경험을 곱씹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네이버의 과제 중 하나입니다.